소소한 생각

베란다 텃밭 근황 _반려식물들 근황

Planet One 2020. 9. 7. 16:40

작년까지 4년째 가꾸던 주말농장을 그만두었었다. 

텃밭은 정말 너무 좋은데, 매년 8월에 해외출장이 잡혀있어, 한여름 뙤약볕에 잡초와 물 주기 그리고 수확에 가장 바빠야 할 때 돌보지 못하니 출장을 다녀오면 작물들은 다 물러있거나 터져있거나 아니면 잎만 자라 내 텃밭만 정글이 되어있기 일쑤였다. 원래 올해는 브라질에 3주짜리 (어쩌면 4주가 될) 해외 출장이 예정되어있었기 때문에 과감히 텃밭을 포기했었다. 그때는 몰랐지.. 코로나 때문에 해외출장뿐 아니라 아예 수입이 0이 되는 백수가 될 거라는 걸. 

코로나가 길어질 꺼라는 걸 알게 된 후 집에 있던 모든 화분을 분갈이하고, 몇몇을 베란다로 옮겨 베란다 텃밭- 내 주말농장에 비교하면 초미니- 을 시작했다. 시기도 한참 늦어서 뭘 심어도 제철이 아닌 텃밭. 

 

고추, 토마토 모종은 이미 판매도 안하고 겨우겨우 상추 몇 개, 당고 고추 한 포기, 그리고 작년에 올해 심으려고 야심 차게 준비했던 초이삼과 미즈나 씨를 뿌렸다. 성장도 어찌나 더디던지..  

 

그냥 물이나 주고 바람이나 잘 들게 하면서 두었더니 한 두달이나 지난 지금에야 좀 초록초록 모양을 갖추고 있다. 

상추와 깻잎은 .. 너무 작게 자라서 이미.. 식탁으로 사라졌다.. 

당고 고추는 고추 모종은 저거 한 종류만 남아있어서 심었는데 처음 올 때부터 저렇게 아래 반쯤 빨갛게 자란 녀석이 달려있어서 그냥 놔두었더니, 아마도 저 녀석이 가장 처음 달린 녀석이었던지 전혀 꽃이 피거나 고추가 열리지 않는 것이었다. 

고추는 원래 줄기에 제일 처음 달린 열매를 따주어야 위로 다른 고추들이 열린다. 첫 열매를 따주지 않으면 그 녀석을 키우느라 다른 열매를 키우지 않는 것이다. 색도 예뻐서 몇번을 망설이다가 과감하게 녀석을 따주었더니 지금은 여기저기 꽃피고 열매 맺고 난리가 났다. 아직 먹어보지는 않았는데.. 맛도 궁금하다. 

왼쪽이 처음 왔을 때 오른쪽이 지금의 모습

아래는 경수채 (혹은 교나 혹은 미즈나) 와 채삼 (혹은 초이삼)이다. 

경수채는 언젠가 우연히 쌈으로 먹었는데 아삭아삭하고 여리여리한 식감이 좋아서 우연히 인터넷에서 발견한 씨앗을 사두었고 초이삼은 진짜 나랑 남편이 너무너무 좋아하는 채소다. 둘이 중국이나 대만, 홍콩 출장 가면 무조건 시키고 보는 초이삼. 한국에도 파는 식당이 있다고 하던데, 역시 씨앗이 있길래 사보았다. 경수채는 가위로 줄기를 잘라먹으면 또 자란다고 하니 조만간 샐러드 해봐야겠다. 초이삼은.. 살짝 싹들 나올 때 한벌 쏚아 줬어야 되는데.. 내가 그런 걸 너무 귀찮아한다. (농부가 솎아주기를 귀찮아하다니.. ) 

경수채와 채삼

 

이것저것 분갈이 할때 이 아이들은 베란다 작물은 아니지만.. 내가 베란다 근처인 내 방에 두고 키우는 아이들 사진도 올려둬 본다. 

디시디아에 꽃혀있는 저 철사를 싫어한다. 그냥.. 코코넛에 꽂혀있는 건지 알지만 철사가 거기 있는 게 싫음. 

철사를 잘라내면 걸수가 없는데 (행잉 플랜트인데 걸 수가 없다고.. ) 일단 철사는 다 빼주고 너무 치렁치렁한 친구들을 정리해서 물꽃이 해주고 집에 화분 밭침으로 쓰던 도자기 접시에 담아 책선반 위에 올려 행잉 느낌을 주었다. 

마크라메 사고 싶다. 더 예쁘게 해주고 싶은데 맘에 드는 마크라메를 찾지 못했다. 

 

다름은 보스턴 고사리. 로

로즈마리 두 개와 같이 샀는데 그 아이들은.. 과습으로 그만... 

이 아이는 잘 살려보려고 토분에 옮겨 바람 잘 드는 곳에서 살피는 중이다. 역시 토분이 뭘 심어도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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