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부지께서 건강검진을 받으셨는데 심장으로 들어가는 혈관 하나가 좁아져있다고 했다.
우리 할아버지도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돌아가셨기 때문에 아부지는 당신도 그럴 수 있다는 불안감이 항상 있으셨던 것 같다. 혈관이 좁아져서 손목 혈관을 따라 스텐트라는 혈관을 넓히는 장치를 넣는 시슬을 해야 한다고 했을 때 나는 너무 놀랐지만 아부지는 빨리 알아서 조치를 취할 수 있어 다행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았다.
검사 결과 진료 후 2주 후에 스텐트 시술 날짜가 잡혔다. 시술은 대략 30분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되고 준비와 지혈 등으로 대략 6시간 정도 걸리는 당일 입원 시술이었다. 보호자는 필수 동반이었다. 필수가 아니라 해도 혼자 가시게 할 수는 없을 터였다.
환자와 보호자는 모두 당일 입원 48시간 이내 코로나 검사결과 음성이라는 확인을 받아오라고 했다.
아.. 미루고 미루던 코로나 검사를 해야했다. 그리고 검사를 진행하면서 알게 된 몇 가지를 정보공유 차원에서 남겨두기로 했다.
코로나 검사결과 확인 방법은 2 가지가 있다.
1. 검사 결과만 필요한 경우
그냥 "아무개씨"가 음성인지 양성인지만 확인하면 되는 경우다.
보통 보건소나 선별 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으면 검사 시 작성한 서류에 적어 제출한 휴대전화 번호로 "000 보건소입니다. 000님 코로나 19 검사 결과 음성입니다. 개인위생 준수 바랍니다"라는 문자가 온다. 어디 보여줘야 하면 그걸 보여주면 된다.
노원구 사시는 아부지때문에 문의했을 때 노원구는 증상이 있으면 보건소, 증상이 없을 때는 선별 진료소로 안내해줬다.
노원구는 (아마도 서울은 모두) 보건소에 전화를 하니까 바로 120 다산 콜센터로 넘어갔었다.
내가 파주 보건소에 전화했을 때는 그냥 보건소에서 안내해줬는데 나는 증상이 없어서 근처 선별진료소로 갔다.
(노원구 다산 콜센터 학습효과)
선별 진료소는 4월 24일 기준 평일 오전 9시 -오후 6시, 주말은 오전 9시- 오후 1시까지 운영한다고 했고
종료 30분 전에는 도착해야 한다고 한다.
2. 검사결과 지가 필요한 경우
이 경우는 검사 결과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필요한 경우다.
아부지처럼 병원에 입원 (당일이라도) 하셔야 하는 경우가 그에 해당되겠다. 보건소 문자메시지와는 달리 여기에는 생년월 일등 개인정보가 더 추가된다. 그리고 비용도 추가된다. 이게 일정하지 않은지 어딘 10만 원이라고 하고 어디는 또 15만 원인데도 있는 모양이다.
아부지는 아산병원에 문의했더니 아산병원에서 치료/ 수술받는 환자의 코로나 검사는 1만 원을 받고, 보호자는 10만 원이라고 한다. 그래서 아부지는 시술 전날 아산병원에 가셔서 검사를 받으셨다.
검사 진행.
코로나 검사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많다. 어떤사람은 견딜만하다 하고 어떤 사람은 뇌를 찌르는 줄 알았다 하고.. 우리 중학생 조카는 울고 나왔다고 하고.. 아무튼.. 겁 많은 나는 걱정이 많았다.
검사 안 하고 병원 가서 버텨 볼까라는 생각까지 했었다. 그러던 중 오랜 친구 이모양이 자기는 너무 검사를 많이 받아서 이제는 직접 찌를 수도 있는 경지에 올랐다고 해서 용기를 냈다. (용기 안 내도 해야 되는 거임. 나는 보호자임)
토요일 아침 11시를 결전의 순간으로 잡고 오가는 큰길에 항상 보이던 선별진료소로 향했다. 마지막으로 그 앞을 지났을 때는 엄청난 줄을 보았기 때문에 책도 한 권 챙겼다. (책 볼시간 없었음) 가는 길에 명랑핫도그를 보면서 검사가 끝나면 나 자신에게 핫도그를 포상하리라 다짐했다. (아무거나 나를 위로할게 필요했다)
앞에 5명정도 줄을 서있었다. 거리를 띄워 줄을 섰다. 순서는 다음과 같았다.
1. 직원분이 와서 증상이 있는 건 아닌지, 밀접접촉자는 없는지 확인 후 손세정제와 비닐장갑을 주신다. 세정제로 손 닦고 비닐장갑을 꼈다.
2. 다른 분이 오셔서 클립보드에 이름, 전화번호, 주소 (동 호수까지 써야 함)등을 작성하는 용지와 펜을 주신다. 다 적으면 걷어가신다.
3. 안내 순서대로 띄엄띄엄 떨어진 의자에 앉아 기다리면 이름을 불러 전화번호와 이름을 확인하고 검취 면봉 (긴 거) 두 개가 담긴 내 정보가 적힌 약통 같은 거를 주신다. 검사 후 주의 사항이 적힌 종이도 주신다. 검사하고 집에 가만히 있으라는 내용이다.
4. 다른 분이 비어있는 검사실로 안내한다. 내가 안내 받은 자리는 너무 줄 서는데서 보이는 데라 좀 민망했다. 다행히 그때 아무도 줄 안 서있었다.
5. 검사하시는 분께 면봉들어있는 통을 드리면 고개를 들고 입을 크게 벌리라고 하신다. 그리고 목안에 면봉을 '좀 깊은데?' 싶을 정도로 넣어 목안을 면봉으로 문지르신다. 살짝 구역질이 났지만 금방 끝났다. 그리고 다음은 젤 걱정했던 코.
근데 걱정 괜히 했다. 독감 검사보다 안 아팠다. 지난주에 목감기라서 이비인후과 갔었는데 그때 목에 약 뿌리고 코에 약 넣을 때 보다도 아무렇지 않았다.
검사 끝. 안아프게 잘 검사해주신 선생님께 배꼽인사를 하고 핫도그 세트를 사서 집에 왔다.
증상을 없었지만 그래도 걱정은 됐다. 일단 혹시라도 양성이면 (나는 왠지 무증상일 것 같은 느낌... 이미 걸렸을 것 같은 느낌... ) 아부지 입원 보호자를 누굴 보낼 것이며.. 고2가 중간고사 중간인데 (아직 2일 남음) 내가 양성이면 온 학교가 홀딱 뒤집어질 판이었다. 너무 떨렸다.
검사결과까지 걸리는 시간
병원에서 하신 아부지는 오전에 검사하시고 그날 오후에 결과 통보를 받으셨다. (돈의 힘인가.. )
선별진료소에서 했던 나는 다음날 오전 10시 반쯤 받았으니까 거의 24시간이 걸렸다.
총평
1. 검사는 괴롭지 않았다.
2. 하루 종일 저기서 검사하시는 분들 진짜 대단하시다. 벌써 일 년째임..
3. 명랑핫도그는 충분히 보상이 되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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