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났더니 날씨가 영 꾸물꾸물 당장 비가 쏟아질 것 같았지만 그래도 산책은 해야겠길래 가다 비 오면 편의점에서 우산을 살 각오로 집을 나섰다. 신호등을 기다리다가 갑자기 갓 구운 빵을 먹고 싶어서 근처에 일찍 여는 빵집이 있는지 찾아봤다.
걸어서 20여분 거리에 아침 8시에 오픈하는 빵집을 찾았다. 왕복 대략 1시간 정도 되니까 아침 산책으로 딱 적당한 거리였다.
빵집이름은 "폴렌 베이커리" 평도 좋았고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소금 빵이 맛있다고 해서 기대하면서 출발했다.
중간에 길을 좀 헤맸다. 지도와 달리 새로지은 신축 빌라가 많은 데다가 인도가 확실하지 않아서 차를 피하는데 신경 쓰다가 코너들 몇 개를 놓쳤다. 거의 다 와가는데 시계를 보니 아직 8시가 되려면 한 5분 정도 남았다. 딱히 기다릴 데도 없어서 '다음에 다시 와야겠다' 생각하고 코너를 돌았는데 이미 엄청 맛있는 빵 냄새가 솔솔 풍겨오고 있었다.
가게 앞에 다다르니 아직 주방쪽만 불이 켜져 있는 것 같았고, 빵 냄새가 난다는 건 일단 거의 완성된 빵이 있을 수 있다는 추리가 가능했다. 그러는 사이 8시가 되었다. 문을 살짝 밀었더니 열려있다. (부끄러..)
아직 이른 시간이었지만 일하다 나오신 사장님께서 소세지빵과 소보로가 나와있다고 하셨고 식빵은 10분 정도 기다리면 나온다고 하셔서 기다리겠다고 했다. 기다리면서 여기저기 사진도 찍어봤다. (원래 이런 거 못하는데 오늘은 심지어 사장님도 안 계셔서 용기 내 봄)
다른 블로그들 보니 당근빵과 소금 빵이 폴렌 베이커리의 시그니쳐라고 하던데 역시 매장 안 입간판과 매대에도 당근 그림이 많다. 하지만.. 나는 너무 일찍 갔기 때문에.. 오늘은 당근소금빵을 먹을 수 없었지.. 흑흑..
다행히 어제 나온 소금빵과 메론소금빵이 남아있어서 줍줍.. 흐흐흐
다양한 쿠키들과 마들랜 종류들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빵을 공략하는 날 ㅎㅎㅎ
케이크랑 비건빵은 미리 주문을 받으시는 듯.. 매장과 함께 카페도 있었다. 코로나만 아니면 뜨거운 커피에 갓 나온 빵을 바로 먹는 호사도 누려볼 수 있을 듯..
전날 빵들을 줍줍하고 사진 찍는 동안 식빵이 나왔다.
구경하는 동안 다른 직원분이 오셨는데 (너무 친절하셔서 이분이 진짜 사장님이신가.. 추측을 해보았다..)
처음 왔다고 갈릭난을 선물로 주셨다. 그리고 내가 줍줍 한 어제 나온 소금 빵이 50%로 세일이라는 더 기쁜 소식도 알려주셨다. (빵을 보고 마냥 기분이 좋은 상태임..)
일단 냄새와 비주얼도 좋았는데 너무 친절하시고 무엇보다 식빵, 소세지빵, 소보로, 단팥빵, 소금 빵 2개에 서비스 갈릭난까지 받았는데 12,000원이 나왔다. 가끔 빵집에서 뭐 별로 안 담은 거 같은데 돈 엄청 나오는 경험을 해봐서인지 뭔가 부자 된 느낌..
다행히 집에 도착 할때까지 비는 오지 않았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아 한잔 내리고 더 식기 전에 시식에 들어갔다. 완전 내 스타일.. 겉바속촉.. 결따라 찢어지는 식빵의 자태.. 너무 맛있었는데
소금빵을 먹었더니 상대적으로 식빵이 맛이 없어졌다.
식빵이 맛이 없다는 게 아니고 상대적으로 소금빵이 진짜 너무너무 맛있었다.. (식빵 의문의 1패)
단팥빵은 아들이 먹는다고 해서 맛만 봤는데 팥안에 견과류도 들어있는 것 같았다. 그치만 내 입맛에는 좀 많이 달아서 (나이가 드니까 단거는 별로..) 역시 나는 소금빵을 계속 먹기로 했다. (소금빵을 많이 먹겠다는 의지)
소세지 빵도 튼실한 소세지가 들어있는 빵이 두개 들어있었다.
산책핑계로 너무 맘에 드는 빵집을 찾아서 기분좋은 아침.. 집에 빵 잔득있고, 배도 부르니까 밖에는 비가 오고 바람이 불기 시작했지만 뭔가 평온한 아침이다.
앞으로도 종종 방문 하게 될듯하다.
그래도 산책했으니 산책한건 올려야지
www.relive.cc/view/vXOnG2eWJB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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