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그렌증후군_자가면역질환

대상포진?

Planet One 2020. 7. 30. 22:36

Pixabay 로부터 입수된  kropekk_pl 님의 이미지 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얼굴에 두드러기 같은 것이 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나지도 않고 오른쪽에만 났다. 처음에는 그냥 그러다 말겠지 했는데 이삼일이 지나자 두드러기가 근질근질 거리며 수포가 잡히기 시작했다. 

피부과에 갔더니 대상포진이 의심된다고 해서 미리 약을 먹었다. 그리고 일주일쯤 지나자 또 괜찮아졌다. 

몸은 계속 피곤했다. 아무래도 술 때문이지. 생각했다. 

일주일에 음료처럼 한잔정도 마시는 맥주까지 치면 5-6일을 마실 때도 있었다. 

문득 술에 들어가는 돈도 아깝고, 시간도 아까워 앱까지 깔아가며 술을 끊어봤다. 

이상한 건 술을 안 마시는데 몸이 더 피곤하다는 것이었다. 임파선이 부었다 가라앉았다는 반복 했고, 갑자기 오른 손목이 시큰거리다가 왼쪽 다리가 아팠다가 하기도 하고 원래 낮잠을 안 자는데 한번 까라지면 몸살 걸린 사람처럼 덜덜 떨다가 일어나곤 했다. 

친구들과는 우스개소리로 원래 많이 많이 아팠는데 술로 눌러놨던 거 아니냐, 술을 안 먹어서 아픈 거 아니냐며 웃었다. 

혈압약이 떨어져서 다니던 내과에 갔다. 

너무 피곤해요. 임파선도 자꾸 붓고요. 

선생님이 나를 보시더니 피곤해 보이세요. 혈압을 많이 좋아졌는데 약은 반으로 줄이고요.. 

가족력이 있으니까 피검사 한번 해볼까요? 라고 하셔서 피검사를 했다. 

엄마는 10년전에 급성 백혈병으로 돌아가셨고 작년에 막내 동생이 루프스 진단을 받았다. 전반적으로 면역력이 좋은 편은 아닌 것 같아 그렇지 않아도 걱정을 하던 중이었다. 

 

일주일 후 피검사 결과를 보러갔다. 

자가면역 질환 맞네요.. 항체가 있어요. 라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자가면역질환 중 어떤 건지는 모르겠다고 하셨다. 다만, 항체가 있으니 서서히 나빠질 건데 사실 크게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하셨다. 영양제도 함부로 먹으면 안 된다고 과로도 안되고, 스트레스도 안된다고 하셨다. 

 

집으로 돌아왔지만 그렇다고 그냥 아 자가면역질환이 있다네 하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큰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받아보기로 하고 병원을 알아봤다. 

자가면역질환은 한양대와 서울대가 유명했다. 루프스 관리를 받는 동생은 집이 잠실이라 아산병원을 다닌다. 처음에는 한양대병원에 갔었는데 거기는 워낙 심각한 환자들이 많아서 자기 정도 증상은 그냥 감기 수준이 더란다. 

예약하고 진료까지 보통 3개월에서 6개월까지 걸린다고 해서 일찌감치 포기했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위급한 상황은 아니었고, 자가면역질환에서 가장 중요한게 무리하지 않는 건데 병원을 갈 때마다 먼길 떠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제일 가까운 일산 백병원을 가보기로 하고 인터넷으로 예약을 잡았다. 3일 후에 진료가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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