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가 도착했다는 문자가 왔다. 받는 사람이 나였고, 우리 집 주소인데 누가 보냈는지 알 수는 없고 뜯어보니 손질된 바다장어가 들어있다. 바다장어를 처음 먹어본 것은 아마도 국민학교 5학년즈음인가. 그해 할아버지 생신을 부산 작은아버지 댁에서 보내기로 했던 해다. 생신 전날 잠이 들었다가 밤중에 잠깐 잠이 깨 거실로 나갔더니 어른들이 술 한잔을 하고 계셨다. 눈을 비비는 나에게 작은아버지는 엄청 귀하고 맛있는거라고 회 한 점을 쌈에 싸주셨다. 잠결에 우물거리는데 가시가 한가득이다. 그래서 못 먹겠다고 뱉어냈다. 그 회가 바로 붕장어, 아나고라고 불리는 바다장어다. 그 이후로 아나고는 무조건 패스, 구워도 패스. 그러니 내가 주문했을 리 없다. 동생들 카톡방에 올렸더니 창원이 고향인 막내 제부가 보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