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그렌증후군_자가면역질환/쇼그렌 증후군, 자가면역 관련 책 리뷰

[책 리뷰] 면역의 배신 _수잔블룸

Planet One 2020. 8. 13. 17:32

자가면역치료를 진행하면서 -나의 경우 기간이 아직은 길지 않지만- 느낀 점은 "이 병은 고칠 수가 없구나"라는 것이다.  일단 환자마다 케이스가 모두 다른 데다가, 아직 정확하게 왜 발병하는지도 모르고 무엇이 악화시키는지도 불분명하며 그렇다 보니 치료방법이 제대로 연구되고 있지도 않은 것 같다. 내과적인 관점에서 자가면역질환은 치료는 어렵고, 다만 관련 합병증 발생에 대한 위험을 줄이는 방법과 환자의 불편을 덜어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전에 채식에 대해 공부하면서 현대의학에서 영양학을 심도 있게 다루지 않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를 많이 보았는데,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연구가 빨리 진행되지 않는 것은 -자가면역뿐 아니라 꽤 많은 질환 역시- 환자 개개인의 식습관, 생활패턴 등을 고려하지 않고 증상에만 집중하기 때문인 것 같다.  

일반적인 병원 진료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기능의학 전문가를 찾아가거나 한의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일단 내가 공부를 해보고 직접 적용하면서 나에게 가장 맞는 방법을 선택하기로 했다. 아무리 용한 의사라도 24시간 내가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먹는지, 어떤 스트레스를 받는지 등을 나보다 더 잘 알 수는 없으니까.

그렇다고 병원에서 주는 약을 끊거나 임의로 바꿀 생각은 없다. 병원에서는 객관적인 수치로 나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혹시 모를 합병증에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래에는 간단하게 정리한 책의 내용과 나의 생각을 적어보았다. 


면역의 배신 (The Immune System Recovery Plan) 저자- 수잔 블름, 비셀 벤더 / 최세한, 지영미 옮김. 


                                                       "만약 당신이 압정 위에 앉아있는데, 고통을 못 느끼게 치료하는 것은 문제 해결법이 아니다. 해답은 그 압정을 찾아내서 제거하는 것이다" - 시드니 베이커 (Sydney Baker)- 의학박사, 기능의학의 아버지  


저자는 예방의학과 내과 전문의로 본인이 실제로 자가 면역질환 중 하나인 '하시모토 갑상선염' 환자가 되자 기능의학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여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을 치료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 책은 일반적인 병원 치료가 아닌 기능의학에 기반한 치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기능의학은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한 분야인 듯 하지만 아마도 우리나라에서는 한의학이 가장 근접한 형태의 기능의학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책에서 재시하는 여러 가지 사례나 조리법은 미국의 경우다. 따라서 무턱대고 책에 있는 내용을 따라 하기보다는 독자가 책을 읽고 자신이 취해야 할 정보와 방법을 잘 선택해야 하겠다. 

책은 총 5개의 부로 구성되어있고 각 부마다 다루는 주제에 대한 설명, 그것을 점검해보는 워크북 그리고 활용 가능한 레시피 등을 다룬 세부 챕터로 나뉘어있다. 

본문 시작 전 서문과 역자의 글 그리고 첫 번째 챕터인 "자가면역의 기초"에서도 유용한 정보를 많이 다루고 있으니 꼼꼼하게 잃어 보는 것이 좋다.  나의 경우에는 병원에서는 자세하게 설명해 주지 않는 "나의 병"에 대해 잘 이해하게 된 아주 좋은 내용이었다. 

1부 "음식을 약으로 이용하기"에서는 본인에게 맞는 음식 -혹은 맞지 않는 음식-에 대해 알아보는 방법들이 소개되어있다. 자가면역질환에 좋지 않다고 알려진 식품들 (이 책에서는 글루텐, 유제품, 옥수수, 대두 등)을 번갈아가며 식단에서 제외해 보면서 해당 음식을 섭취할 때와 섭취하지 않을 때 내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 지를 직접 느껴보라고 조언한다. 식단에 포함할 것과 포함하지 않을 것을 찾아보는 단계다.

레시피 부분에서는 제외해야 할 식품의 대체품을 활용한 레시피들이 소개되어있는데 몇 가지는 국내에는 없는 제품이라 직구를 이용하거나 적당한 대체품을 찾아서 응용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레시피에 나오는 아시아 메밀국수 샐러드 같은 경우에는 메밀국수만 있으면 약간의 변형으로 당장 오늘 점심에라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2부 "스트레스 연관성에 대한 이해"에서는 스트레스가 우리 호르몬과 인체 기관 그리고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키는 세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워크북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스트레스에 관한 자가평가와 자기 치유, 부신 피로도 등을 자가 검사해 볼 수 있는 방법과 적용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스트레스 관리법 - 잠, 호흡, 운동, 보충제 활용 등-을 설명하고 있다.

레시피는 평소 채식이나 비건식 혹은 요리에 관심이 있었다면 조금은 익숙한 재료와 조리법들이 소개되어있었다. 나의 경우에는 채식과 비건식에도 관심이 있어서 레시피에 소개된 케일과 아보타도 샐러드 같은 경우에는 이미 자주 즐겨먹는 샐러드 레시피여서 좀 반가웠다. 

3부 "장 치유하기"에서는 장과 장내 세균의 역할과 문제점, 장 누수 증후군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자가면역질환과 장내 세균 그리고 장누수가 끼치는 영향에 대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워크북은 장내 세균, 담즙, 위산, 장 누수와 관련한 간단한 자가 진단을 해 볼 수 있는 질문들과 평가 그리고 장을 치유하는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들을 싣고 있다.  레시피에서는 장 건강에 도움이 될 유산균 스무디와 통곡물, 다양한 샐러드와 이로운 지방을 활용한 레시피들을 다루었다. 

4부 "간 강화하기"에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급속히 증가한 효과와 부작용이 검증되지 않은 화학물에 대해 다루고 있다. 자가면역을 일으키거나 일으킬 수 있는 독성물질에 대해 알려주고 이미 우리 몸에 축척되어있을 이러한 독성물질을 제거 (해독)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한다. 이 부분은 사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거나 의심하고 있는 다양한 우리 주변의 화학물질들 - 세제, 매연, 접착제 등- 은 물론 장 내 유해한 세균, 인공 화학 물질까지도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워크북에서는 자신에게 해독 프로그램이 필요한지, 어떻게 간을 강화하며 치료할 수 있는지를 제시하고 있다. 레시피에서는 정제 음식을 최소화하고 유기농 낙농, 과일, 채소, 축산물을 활용하여 간 기능을 올려주는 레시피를 소개한다. 

1부에서 4부까지의 내용이  종합적인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하는 것과 해결책에 다루었다면 5부에서는 6가지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 - 다발성 경화증(MS), 류마티스성 관절염(RA), 낭창 (=루프스), 자가면역성 갑상선 질환 (그레이브스병, 하시모토 갑상선염), 셀리악병 그리고 쇼그렌 증후군 각각에 대한 추가적인 고려사항을 제공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록에서는 유용한 책, 프로그램, 보충제와 허브, 식사 팁, 식료품, 항산화 간식 등을 리스트업 해두었다.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을 각자의 식생활과 일상생활에 적용해 보는 것은 큰 해가 되지 않는 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의사들이 추천하는 다이어트 (살 빼는 다이어트이건, 다른 이유로서의 다이어트이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데다가, 저자가 좀 더 자세하고 실천 가능한 방법을 제안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늘 그렇듯이 이 책의 내용을 맹신하여 여기에 소개된 식품들을 모조리 사서 칼처럼 맞춰해 본다기보다 일상생활에서 조절해 나갈 수 있는 부분들을 하나씩 정해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조금씩 교정해 나가는 것이 자가면역질환을 이겨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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