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엄마가 돌아가신 지 9년이 되는 날이다. 부모님은 아들이 없이 딸만 셋을 두셨다. 나와 여동생 둘. 엄마가 돌아가시고 첫 3년은 아버지 집에서 4번째는 추모공원에 제사상을 주문해서 제사를 지냈다. 다섯 해 째는 막내가 아무도 안 먹고 힘 만드는 그런 거 말고 엄마가 좋아하는 것 한 두 가지씩만 서로 준비하자고 해서 그렇게 지냈다. 그랬더니 "무슨 전을 부칠까, 무슨 나물을 할까" 를 고민하지 않고, "엄마가 뭘 좋아했더라"를 고민하는 시간이 생겼었다. 아침 일찍부터 둘째는 엄마가 좋아하는 중국전병을 산다고 명동 바닥을 다 뒤져서 전병을 구해왔고, 막내는 엄마가 병원에서 제일 먹고 싶어하던 멜론과 거봉을 사고, 나에게서 엄마가 매떡을 좋아하는지 찰떡을 좋아하는지를 들었다. 이후로는 항상 그런식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