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 아란치니
찬밥이 남았다.
김치볶음밥, 그냥 볶음밥, 김치 콩나물 죽 아니 그냥 누룽지를 만들까 하다가 갑자기 아란치니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작년 여름인가 홍대 어디선가 먹어봤었지. 기억을 더듬어보고 인터넷도 한번 훑어본다.
네이버에서 찾았지만 두산백과에 따르면 아란치니 만드는 법은 이렇다.
아란치니를 만들기 위한 밥은 리소토를 만들 때와 같다. 먼저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다진 샬롯(미니 양파)을 넣고 볶다가 쌀과 함께 볶는다. 닭육수나 야채 육수를 준비하여 한 컵씩 천천히 부으면서 쌀을 익힌다. 밥이 완성되면 불을 끄고 열을 식힌 후, 달걀 하나를 넣어 밥과 잘 섞어준 뒤 냉장고에서 2시간 정도 더 식혀준다. 다음은 토마토와 고기를 베이스로 만든 라구 소스와 모차렐라, 그리고 콩을 준비한다. 냉장고에 식혀둔 리소토를 손 위에 만두를 빚듯이 펼친 후 그 안에 모차렐라와 라구 소스, 콩을 넣고 미트볼 모양이 되도록 감싸서 빚는다. 다음은 미트볼 모양으로 잘 빚은 아란치니 반죽을 밀가루, 계란, 빵가루를 순서대로 묻힌 후 화씨 350도 정도의 기름에서 4~5분간 튀기면 아란치니가 완성된다. 아란치니의 모양은 주로 원구 모양으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원뿔 모양으로 만들기도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아란치니 [sicillian rice balls] (두산백과)
이라고 하였지만.. 나의 해석으로는 볶음밥을 둥글게 말아서 치즈를 넣고 튀긴다...로 요약되겠다.
그럼 도전.
내맘대로 로제 아란치니 (2인분 정도)
재료: 밥 2공기, 양파 반개, 파프리카 반개 (나는 다른 색을 써서 1/4개씩 썼다) 새송이버섯 반개, 청양고추 1개
슬라이스 치즈 2장, 치킨스톡 1T, 소금 약간, 후추 약간, 파프리카 가루 약간 , 버터 1 t, 식용유, 빵가루
소스는 먹다 남아있던 시판 로제 소스를 사용했다. (Special thanks to CJ)
1. 채소를 다진다. 사실 양파 정도만 필수로 넣고 나머지는 취향껏 넣으면 된다. 어차피 오리지널 레시피는 아니고 찬밥 처리 레시피니까 냉파 느낌으로.
2. 팬에 식용유와 버터를 넣고 녹이면서 양파와 버섯을 먼저 볶아 준다. 버섯은 오래 볶으면 살짝 고기 느낌이 나고 양파는 달달해진다.
3. 타지 않을 정도로 양파와 버섯이 볶아지면 파프리카와 파프리카 가루 (없으면 생략) 넣고 섞어준 뒤 치킨스톡 1스푼을 넣고 (파우더도 되고, 없으면 다시다도 된다.) 살짝 더 볶아주다가 밥을 넣어 볶아준다. 나는 이 타이밍에 불을 끄고 밥을 볶는다. 서로 붙어 있는 밥을 잘 섞다 보면 어딘가 타거나 안 볶아지는 부분이 있거나 자칫 대환장 파티가 되기 때문에 김치볶음밥을 할 때도 밥을 넣고는 불을 끄고 일단 섞는다.
4. 밥이 다 섞으면서 소금 약간 후추 약간 그리고 잘게 다진 청양고추를 넣어서 전체적으로 느끼 할 수 있는 재료에 매콤함을 준다. 먹을 때는 들어간 줄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다시 불을 켜고 색이 나게 볶아 준다.
5. 다 볶아지면 불을 끄고 식을 때 까지 다른 일을 한다. 나는 블로그에 글을 하나 쓰고 왔다. 대충 30분에서 1시간 정도면 다 식는다.
6. 식은 밥을 동그랗게 뭉쳐준다. 일단 미트볼처럼 만들고 웬만큼 모양이 잡히면 가운데에 살짝 틈을 내서 작게 접은 치즈를 취향껏 넣어준다. 엄청 많이 넣고 싶었지만 의외로 얼마 안 들어간다. 치즈를 넣고는 힘을 주어 꼭꼭 모양을 잡아줘야 풀어지지 않는다. 계란을 넣을 것을 그랬다고 잠시 생각했다. 이 밥을 뭉치는 과정은 사진이 없다. 두 손이 다 밥 뭉치는 중이고, 나는 카메라 보조가 없...
7. 뭉친밥에 빵가루를 묻혀준다. 한번 빵가루 위에 굴리고 동그랗고 야무지게 눌러준다.
8. 기름을 넉넉히 두른 냄비 (후라이팬)에 뭉친 밥을 굴려준다. 기름을 많이 쓰는 것에 부담이 없거나 튀김기가 있으면 넣고 꺼내면 되겠지만 나는 그런 기름이 너무 아깝기 때문에 두껍고 작은 냄비에 볼들이 반쯤 잠길 정도의 기름을 넣고 굴려가며 튀겼다. (그것도 한 번에 두 개씩)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해도 되겠지만 왠지 그렇게라도 튀기고 싶었다.
9. 튀기는 동안 한쪽에서는 소스를 끓인다. 시판소스에 물을 조금 추가해 점도를 약간 낮춰주고 완성 그릇에 소스를 붓고 아란치니를 예쁘게 올려주면 완성. 취향에 따라 파마산 치즈를 뿌려주면 좋고, 나는 파마산 치즈와 이케아에서 파는 양파튀김 플레이크를 뿌렸다.
냉정한 자체평가
딸
특징: 입맛 까다로움. 먹던것만 먹음. 새로운 음식에 대한 도전정신없음. 맛없으면 안 먹음.
평가: 생각보다 괜찮네. 다섯개 중 두 개 드심. 콜라가 없어 아쉽다.
아들
특징: 은근 미식가. 새로운 음식에 대해서는 롯데월드급. 모험과 신비가 가득함. 웬만하면 먹음.
평가: 그냥 먹음. 두번째 집을 때 더 큰 것을 집은 것으로 미루어 입에 맞음. 운동했는데 탄수화물 무엇.
나
특징: 지가 한건 왠만하면 다 맛있는 편. 음식 온도에 특히 예민한 편. 새로운 음식 일단 다 먹어봄. 찾아서 먹어봄.
평가: 약간 번거로운데 찬밥 처리로 나쁘지 않음. 은근 비주얼 고급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