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net One 2020. 9. 1. 15:43

쇼그렌 증후군으로 확진을 받은 지 한 달이 지났다. 

수요일에 진료예약이 되어있었는데 그 전주 금요일에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내 진료일에 전공의 파업으로 담당 선생님이 당직이셔서 목요일로 진료일을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일정이 좀 꼬였지만.. 당직하시는 선생님도 계시니 그러겠다고 했다. 다행히 약간 일찍 병원에 갔는데 진료를 빨리 봐주셔서 일정은 무사히 마쳤다. 

오늘은 선생님에게 증상을 빠짐없이 말하리라 가면서도 준비를 했다. 항상 진료실을 나와서 '아.. 그거 못 물어봤네..'한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일단 최근 부쩍 몸에 전기가 찌릿찌릿하는 것 같아서 잠을 통 못잤고, 손목, 발목 같은 곳들이 시큰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턱아래 양쪽 움푹 들어간 곳이 (임파선) 자주 부었다. 붓지 않은 날에도 만져보면 작은 혹이 나와있다. 다리는 계속 저리고.. ㅠ ㅠ 

거기다 지난번에 처방 받은 살라겐 (침 잘 나오게 하는 약) 은 처음 한 알을 먹었더니 다음날 아침에 달달한 멜론에서 쓴맛이 나고 순간 미각을 상실해서 (장금이를 이해하게 된 순간.. ) 너무 놀랐었다. 

그다음부터는 반 알도 먹고 너무 심하지 않은 날은 안 먹고 그랬었다. 

선생님은 증상을 들으시고 손목이랑 목을 만져보시더니 약을 바꿔야겠다고 하셨다.  

지금 남은 약은 다음에 올때 가지고 오세요. 오늘부터는 새로 처방해 드리는 약을 드시고요. 

살라겐은 내가 먹는 방식으로 먹으면 된다고 하셨다. 증상 봐가면서 내가 조절하는 걸로.. 

그 약은 입마름에만 효과가 있는 줄 알았는데 선생님께서 눈 뻑뻑한 것도 도움되니 가능하면 반알씩이라도 먹으라고 하셔서 그 이후로는 아침에 반알 챙겨 먹고 있다. 

새로 받은 약.. 스테로이드가 등장했다. 

뭔가 예쁘지만 불길한 느낌의 약들

루푸스 치료 중인 동생이 스테로이드 먹으면서 풍선처럼 빵빵해지는 걸 본 터라.. 약의 어떤 부작용보다 누구나 붓는다는 사실이 제일 속상했다. 지금보다 더 부으면.. 곧 터질 거야.. 

아무튼.. 그냥 약에 스테로이드가 추가되었다는 사실이 너무 우울하다.. 

식단 조절을 해야겠다.

이번 처방

옥시크로린/ 무코스타정/ 메치론정/ 세레브렉스캡슐/ 파리에트정 그리고 살라겐.

 

추가: 

약을 바꿔서인지, 일단 손목발목 시린 증상은 없어졌다 (기 보다는 느끼지 못하고 있다.. 가 맞겠지만.. ) 

저려서 잠을 못자거나 하지는 않고, 전체적으로 이전보다 편해진 건 사실이다. 

식단을 조절하고 있어서인지, 다행히 몸무게는 늘고 있지 않다. 

반알씩 먹는 살라겐이 효과가 있는지 다른 큰 부작용은 느껴지지 않고, 눈이랑 입마름은 좀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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