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후 조직검사를 하러 갔다. 검사 날짜만 잡고 정확한 시간은 바로 전날 오후 6시 이후에 알려준다. 큰 수술일정을 먼저 잡고 나머지 통원 수술 환자들 일정을 잡는 모양이다.
나는 처음에 오전 10시였는데 혹시 7시 50분으로 바꿀 수 있는지 묻는 전화가 왔길래 그러시라고 했다.
병원은 원래 혼자 다니는 편인데, 지방 출장갔던 남편이 새벽에 올라와서 같이 갔다. 뭔가 수술실에서 한다니까 아무래도 긴장되었다.
일단 이비인후과에 도착했다고 알리면 간호사 선생님이 함께 외래수술실로 데려가신다. 거기서 수술복으로 환복하고 내 이름이 적힌 침대에 누워서 기다리면 간호사 선생님이 오셔서 링거를 꽃아 주고 가신다.
조직검사인데도 이렇게 까지 해야 되는 건가요..라고 물었더니 수술실에 들어가는 검사기 때문에 항생제도 맞아야 해서 어쩔 수 없다고 한다.
링거 너무 싫은데.. 다행히 백병원은 혈액검사하시는 간호사 분들도, 수술 대기실 분들도 주사를 매우 잘 놓으신다.
좀 누워서 기다리다 보니 이비인후과 인턴선생님이 오셔서 나를 휠체어에 태워서 수술방으로 데려가셨다. 입구에서 수술 모자까지 쓰고 너무너무 추운 수술방 침대에 누웠다.
알코올로 얼굴을 소독하고 천으로 입주변을 제외한 얼굴을 덮었다. 슬슬 무서워지는 상황..
종아리에 뭔가 패드도 붙이고, 손가락에 심전도 검사하는 집게 같은 것도 꼽았다.
교수님이 오셨는지 다른 선생님이 브리핑하시는 소리가 들렸다. 교수님은 마취할 때만 불편하고 그다음은 아프지 않을 거라고 하시면서 혹시 아프면 꼭! 말하라고 하셨다.
마취를 하고 (첫방이 제일 아픔.. ) 한 두세개 정도 주사를 놓으시고 시작하겠습니다 하셨는데 입술에 뭔가 드르륵하는 느낌이 있어서 아! 했더니 주사를 하나 더 놓아주셨다.
진행할 때 아프지는 않았는데 레이저로 절개를 하시는건지 뭔가 타는 냄새 (아마도 내 살.. ㅜㅜ )이 좀 났었고 오래 걸리지 않는다 하셨지만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모르고 혹시 아플지도 몰라서 긴장이 많이 되었다.
의외로 실제 조직체취는 금방 끝났다. 진짜 한 5분도 안 걸림.
검사 체취는 잘 되었고, 봉합한 실은 녹는 실이니까 오늘 하루만 너무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다른 건 평소대로 하면 된다고 하셨다.
다시 휠체어로 수술 대기실로 돌아왔는데 항생제를 한병 다 맞을 때 까지 있어야 해서 그게 사실 제일 힘들었다.
조직 검사한 부분은 오후 늦게 마취가 풀릴 때쯤부터 살짝 욱신 거렸는데 처방해주신 약을 먹었더니 그마저도 사라졌다.
다만 처방해주신 항생제를 먹어서인지 설사를 너무 심하게해서 한 이틀을 엄청 고생한 후 병원에 문의했더니 약국에서 파는 유산균을 사서 같이 먹으라고 하셨다. 신기하게도 그랬더니 설사가 멈췄다. 처음부터 알려주셨으면 고생 안 할 껀데.. 그 부분이 좀 아쉽다.
조직검사 전에 문진 할 때 검사 후에 해당 부위에 마비 증세가 있을 수 있는데 점점 나아진다고 하더니, 첨엔 몰랐는데 한 5-6일 지나서부터 상처부위가 더 아픈 것으로 보아 아마도 그전에는 마비되어있었던 모양이다.
아프면 걱정을 해야하는데 뭔가 마비가 풀리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크게 걱정은 안 되었다.
일주일 후 조직검사 결과를 보러갔는데 검사 부위만 살펴보시고 조직은 잘 떼어냈다고 알려주셨다.
그리고 자세한 내용은 내과에서 말씀해 주실꺼라고 하신다. 또 일주일을 기다려야한다니..